교수칼럼
인사는 품격을 드러내는 작은 습관
- 등록일 : 202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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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서비스학과 박영식 교수
우리는 일상 속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스쳐 지나간다. 그 과정에서 가장 자연스럽고도 기본적인 사회적 행위가 바로 ‘인사’다. 하지만 요즘 교내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인사를 하는 문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아쉽다.
교직원들이 동료를 만나거나, 학생들이 복도에서 같은 과 선배를 만나도 눈길조차 주지 않고 심지어는 같은 학과 친구끼리 마주쳐도 말없이 지나가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이러한 상황은 인사는 그저 형식적인 예절일 뿐이라고 여기거나, 내가 먼저 인사를 했는데 상대가 반응해주지 않으면 기분이 상하고, 손해 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사라는 행위는 상대방의 반응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사하는 사람 스스로의 품격을 드러내는 행위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얼마 전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경험한 작은 에피소드가 있다. 요즘은 서로 만나면 안부를 먼저 물어볼 정도로 가까워진 초등학생과의 이야기다. 필자는 어느 날,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초등학생 한 명을 만났다. 처음 마주쳤을 때 습관적으로 그 어린 학생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지만, 그 학생은 어색한지 모른 척하며 엘리베이터에서 그냥 내려버렸다. 두 번째 만났을 때 내가 인사를 건넸을 때는 그 학생은 가볍게 눈인사만 내게 건네었다. 그래도 두 번째 봤다고 낯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세 번째 우연히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쳤을 때는 그 아이가 먼저 “아저씨 여기 살아요?” 라며 말문을 트기 시작했다. 그리고 네 번째 만났을 때는 내가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도, 그 아이가 먼저 내 집 층수를 기억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아이와의 관계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작은 인사가 어떻게 신뢰와 배려로 확장되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 경험은 인사가 단순히 ‘상대의 반응을 기대하는 행위’가 아님을 잘 보여준다. 처음엔 모른 척하던 사이였지만, 눈인사라는 작은 행동이 마음의 벽을 허물었고, 짧은 대화와 배려로 이어지며 결국 따뜻한 관계로 발전했다. 인사는 결국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세상과 마주하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학교라는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인사를 생활화하는 교직원이나 학생은 각자의 동료와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인상을 남긴다. 상대방이 반응하지 않더라도 내가 먼저 인사할 줄 안다면, 그것은 나의 성숙함과 여유를 드러내는 품격 있는 행동이다. 특히 학생이라면, 사회에 나가서도 먼저 인사함으로써 조직에서 신뢰를 얻고, 협력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다. 품격이란 거창한 언행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작지만 꾸준한 습관이 쌓여 한 사람의 품격을 완성한다. 인사는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드러나는 습관이다. 상대의 반응을 바라지 않고, 내가 먼저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인사의 의미다.
우리 학교가 더욱 따뜻하고 품격 있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동료나 친구를 만나면 밝게 인사하고, 교수님을 뵐 때는 눈을 마주치며 정중하게 인사하며, 이름 모를 학우와 스쳐 지나가더라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 이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 교내 문화는 달라질 것이다. 인사는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먼저 건네는 인사 속에 나의 인격과 품격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학교는 더욱 활기차고 따뜻한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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