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범죄의 구조적 요인과 대응 과제
- 등록일 : 2025-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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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 및 감금 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불법 도박·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루된 한국인들이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로 전락하는 사건들이 늘고 있어 사회적 우려를 자아낸다. 이 같은 범죄 배경에는 복잡한 국제적 요인도 존재하지만, 국내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이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범죄의 실태를 개관하고, 청년 실업률과의 연관성에 대해 고찰해본 다음 이에 대한 대응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1.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범죄의 실태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른바 '피싱 범죄 기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해당 지역으로 유인된 한국 청년들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감금당하거나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사례가 다수 보고되고 있다. 범죄 조직은 SNS, 구인 광고, 텔레그램 등 다양한 경로로 ‘고수익 아르바이트’, ‘해외 취업’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를 유인한다. 일단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을 빼앗기고 강제노동 또는 보이스피싱 업무에 투입되며, 저항할 경우 폭행·감금 등의 인권 유린이 자행된다.
2022년 이후 외교부와 경찰청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라오스 등지에서 수십 명의 한국인 피해자를 구조해 왔으며, 이들 중 다수가 20~30대의 청년층이었다. 일부는 단순 피해자가 아닌 범죄에 가담한 피의자로서 국내로 송환되기도 했다.
2. 청년 실업률과의 연관성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체감 실업률은 20%를 상회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년층은 고용 불안, 비정규직 확대, 낮은 임금 등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취업' 또는 '고수익 아르바이트' 등의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특히, 학력과 경력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이들은 정규 취업 시장에서 소외되며, 비공식적 혹은 위험한 경로를 통해 경제적 돌파구를 찾고자 한다. 이는 곧 범죄 조직이 노리는 취약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범죄 조직은 이러한 청년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그럴듯한 직업 제안을 내세우며 접근하고, 일단 해외로 유인한 후 범죄 활동에 가담시키거나 강제로 노동력을 착취한다. 이는 단순한 범죄가 아닌, 구조적인 실업 문제와 직결된 사회적 비극이라 할 수 있다.
3. 구조적 요인과 대응 과제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범죄 예방 차원을 넘어, 국내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정책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고용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이들이 위험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해외 취업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사기성 구인 광고에 대한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외교적 차원에서도 동남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범죄 조직을 단속하고, 피해자를 조기에 구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더불어, 귀국 후 피해자에 대한 심리적·법적 지원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
4. 결론
캄보디아에서 발생하는 한국인 납치 및 감금 범죄는 단순한 해외 범죄 사건을 넘어, 국내 청년층의 실업과 경제적 불안정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실업 상태의 청년들이 위험한 해외 취업에 노출되면서, 범죄의 피해자이자 때로는 가해자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범죄 단속뿐만 아니라, 청년 고용 확대와 사회 안전망 강화 등 근본적인 정책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군사교육단 담당교수 정기주(행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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