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칼럼
선거보도, 민주주의 나침반 되어야
- 등록일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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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지방선거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우리 동네의 일꾼을 뽑는 이번 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소중한 기회다. 유권자들은 대체로 언론의 선거보도를 통해 후보자나 정당 정보를 얻는다. 언론은 유권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인지적 지도를 제공하여야 한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언론의 보도 행태를 보면 여러 우려가 앞선다. 언론은 선거를 단순히 중계하는 관찰자에서 벗어나, 유권자의 눈높이에서 공약을 검증하는 비판적 감시자로 거듭나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오랜 관행을 내버려야 한다.
먼저 고질적인 경마식 보도의 늪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후보자의 지지율 숫자와 등수, 단일화 여부 등 자극적인 수치에만 매몰된 보도는 유권자를 수동적인 구경꾼으로 전락시킨다. 유권자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앞서나’가 아니라 ‘우리 지역의 현안을 누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다. 지지율 보도 비중을 과감히 줄이고, 후보자별 정책을 동일 선상에서 분석하는 이슈 중심의 보도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둘째, 정치적 공방만 옮겨 적는 ‘따옴표 보도’의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 후보자들의 자극적인 발언이나 흑색선전을 여과 없이 받아쓰는 행태는 정치 혐오를 부추길 뿐이다. 언론은 단순히 “누가 이렇게 말했다”고 전하는 메신저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 발언의 진위와 맥락을 파악하고, 과거의 행보와 일치하는지를 따져 묻는 맥락적 팩트체크를 병행해야 한다. 논란을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논란의 실체를 밝혀 종식하는 것이 언론의 본령이다.
셋째, 지방선거의 특성에 맞는 질적 공정성을 확립해야 한다. 후보들에게 기계적으로 50 대 50의 분량을 할당하는 것이 공정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명백한 허위 사실이나 실현 불가능한 선심성 공약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사실과 거짓을 같은 무게로 다루는 기계적 중립은 오히려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기만일 수 있다. 공익적 가치에 근거해 무엇이 진실인지를 가려내는 적극적 진실 보도가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선거가 끝나면 모든 관심이 사라지는 단발성 보도 경향을 탈피해야 한다. 정치인의 무책임한 공약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당선 이후의 행보를 추적하는 사후 검증 시스템이 필요하다. 당선인이 약속한 공약이 실제 예산 편성과 정책으로 이어지는지 끝까지 지켜보고 보도함으로써, 선거보도의 시계를 선거 당일 이후로 확장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이자 학습의 장이다. 언론이 후보자들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질문자가 되고, 유권자들에게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설명자가 될 때 비로소 우리 민주주의는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 이번 6월 3일 지방선거에서는 언론은 시민의 눈과 귀가 되어, 정책과 비전이 살아 숨 쉬는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이화행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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