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방송국 기자 강해인]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해 주는 것들

▲우리대학 신문방송국 강해인기자
▲우리대학 신문방송국 강해인기자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늘 내가 맡은 일은 무조건 잘 해내고 싶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그 이상의 결과를 내야만 만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나 스스로에게 엄격했고, 조금의 실수가 있을 땐 크게 실망하고 좌절하곤 했다.

그런 내가 최근에 내 능력의 한계점을 느끼고 올곧게 희망하던 미래와 목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 어떤 일을 해도 잘 풀리지 않으니 갑자기 그 미래가 아득하게만 느껴지고, 제자리에 멈춰 서 있는 기분이 들고, 망망대해에 서 있는 듯 당장 무슨 일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나는 그때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방송국에 들어온 후 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내 모습과 학과 간부 활동을 부지런히 이어오던 모든 시간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나에게 슬럼프가 왔다고 판단했다.

나는 늘 지인들에게 "내가 한가하고 몸이 처지는 것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몸이 피곤한 게 훨씬 기분이 좋고 성취감을 느낀다"라고 이야기하곤 했었다. 하지만 슬럼프를 자각한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조그만 것에도 쉽게 지치고 짜증이 났다. 그런 내 모습조차 완벽함을 추구하던 나에게는 스트레스 그 자체였다.

무기력하게 누워있고만 싶은 마음과 그런 내 마음과 태도가 싫은 모순적인 모습이 날 괴롭히던 순간, 오래된 한 친구가 나에게 “나는 이런 글만 보면 해인이가 생각나.”라며 SNS에 올라온 글 하나를 캡처해서 보여줬었다.

'You make me wanna be a better person(넌 나를 더 나은 사람이고 싶게 만들어). 대상에 대한 애정으로 어떤 면에서든 잘하고 싶어지고, 더 나아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만큼 즐겁고 행복한 동기부여가 또 있을까 싶어.'라는 말이 적혀 있던 그 글과 친구의 말을 들었을 때 ‘아, 나는 지금 내 사람들이 나를 믿고 있다는 표현이 필요했던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학과에서든 방송국에서든 사석에서든 늘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의 믿음에 충족하는 것과 그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내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뭐든 처음부터 잘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넘어 잘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 기대치에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하고, 국원들에게 도움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드는 만큼 상실감이나 회의감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온통 부족한 것만 같아 당장 나의 좋은 모습들은 쉽게 놓쳐 왔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자각한 것은 눈을 가리고 있던 나에게도 내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나를 지지해 줬다는 것이다.

유난히 다루기 까다로운 주제로 애를 먹었던 기사 수정 사항에 잘 썼다는 피드백이 남아있는 것, 항상 믿고 맡길 수 있다는 말, 너니까 할 수 있다는 말, 내가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는 말. 그런 사소한 것들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했다.

또한, 누가 뭐라고 하든 지금 나는 내 위치에서 무언가를 해나가고 있고 결과가 어떻든 경험을 얻고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오지도 않은 미래 걱정에 연연할 게 아니라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공간과 시간에서부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속한 곳,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내 노력과 시간들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너무 감사하고,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더 최선을 다해 모두에게 보답하고 싶다. 나는 계속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멈추지 않고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아가 배우고 발전하는 사람이 될 내일의 나를 기대한다.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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